자산배분이 수익률을 지키는 법
나는 주식 투자에 꽤 많은 시간을 쏟아왔다. 회사 일 끝나고 집에 와서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고, 주말이면 경제 뉴스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몇 년이 지나도 내 수익률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상승장에서는 잠깐 기분이 좋았다가 하락장에서는 불안에 떨기를 반복했다. 투자 경험이 쌓일수록 느낀 건 하나였다. “단순히 주식만 하면 절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것.
이 깨달음이 나를 ‘자산배분’이라는 세계로 이끌었다. 오늘은 이 경험을 토대로 왜 주식만으로는 부족한지, 그리고 자산배분이 왜 수익률을 지키는 핵심 전략인지 풀어보려 한다.
주식만으로는 수익률을 지키기 어렵다
주식 투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온 자산이다. 미국 S&P500 지수는 지난 90년 동안 연평균 약 7%의 실질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함정이 숨어 있다. 바로 “변동성” 이다.
주식은 장기적으로 오르지만, 그 과정은 매우 거칠다. 금융위기 때는 40% 이상 급락하기도 하고, 코로나 팬데믹 초반에는 한 달 만에 30%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 큰 변동은 단순히 숫자상의 손실을 넘어, 투자자의 심리에 치명타를 입힌다. 나 역시 2008년 금융위기 때 주식 비중 100%로 투자하다가 계좌가 반토막 나는 경험을 했다. 수익률은 고사하고 원금 회복에만 몇 년이 걸렸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다.
큰 손실을 경험하면, 이후의 수익률은 심각하게 저하된다는 것.
예를 들어, 50% 손실을 만회하려면 100% 수익이 필요하다. 반면, 작은 손실이라면 회복이 훨씬 쉽다. 이것이 바로 자산배분의 출발점이다.
자산배분이 수익률을 지키는 진짜 이유
자산배분은 쉽게 말해,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금, 리츠 같은 다양한 자산에 돈을 나누어 투자하는 전략이다. 목적은 간단하다. “어떤 자산이 급락해도 전체 포트폴리오를 지키자”는 것이다.
나는 어느 순간 깨달았다. 투자는 ‘한 번의 대박’이 아니라, ‘반복되는 위기 속에서도 버티는 능력’이라고. 그리고 자산배분은 그런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실제로, 미국 Yale 대학의 데이비드 스웬슨 포트폴리오를 보면, 주식, 채권, 대체자산(부동산, 금 등)을 골고루 섞은 자산배분 전략이 장기적으로 훨씬 높은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기록했다. Morningstar 자료(2022년)에 따르면, 자산배분을 적용한 포트폴리오는 20년 동안 연평균 변동성을 30% 이상 줄이면서도 수익률은 거의 유지했다고 한다(Morningstar Research, 2022).
내가 직접 경험한 것도 비슷했다. 단순히 주식만 하던 시절엔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계좌 수익률이 롤러코스터처럼 출렁였지만, 자산배분을 시작한 이후에는 손실 폭이 확실히 줄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변동성에 덜 휘둘리니 투자 자체를 오래 지속할 수 있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꾸준함이니까.
적립식 투자로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산배분이 왜 수익률을 지키는지]에 대한 개념부터 이해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주식만으로는 결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자산배분, 결국 나를 위한 투자 방법
자산배분은 ‘수익률을 희생하고 안전만 추구하는 전략’이 아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지키면서도 심리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다. 나는 자산배분을 시작하고 나서야 진짜로 투자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는 시장이 급락해도 포트폴리오 전체를 보면서 “괜찮아, 다 계획된 일이야”라고 말할 수 있다.
처음 자산배분을 시도할 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주식, 채권, 금 같은 자산을 일정 비율로 나누고, 정기적으로 비중을 점검하고 조정하면 된다. 물론 이 과정을 귀찮아하거나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초보자도 쉽게 시작하는 방법] 글을 이어서 준비했다.
내 경험상, 가장 힘들었던 것은 ‘지루함을 견디는 것’이었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는 주식처럼 짜릿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시장이 급락할 때도 차분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다. 투자에서 ‘버틴다’는 것은 곧 승리로 이어진다.
당신이 주식 투자 경험이 많지만 수익률이 제자리라고 느낀다면, 지금이 바로 자산배분을 시작할 때다. 이제는 수익률을 키우는 것보다, 수익률을 지키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