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투자 vs 일시납, 나에게 맞는 방법 찾기
요즘 나는 퇴직 이후를 자주 상상하게 된다. 아침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산책할 수 있는 삶. 하지만 그 상상 뒤엔 늘 불안이 따라온다. “나는 과연 노후에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을까?”
국민연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래서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준비할까다. 단순히 ‘많이 모아야지’ 하는 결심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인 금액을 계산하고, 내게 맞는 투자 방법을 선택해야만 한다. 오늘은 적립식 투자와 일시납 투자, 두 가지 방법을 중심으로 내 경험과 함께 노후자금 준비 방법을 풀어보려 한다.
노후자금, 얼마나 필요할까? – 미래를 위한 현실 점검
퇴직 이후 필요한 생활비는 생각보다 많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1인 가구가 매달 사용하는 평균 생활비는 약 137만 원(2022년 기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25년 동안 생활한다고 가정하면,
- 월 137만 원 × 12개월 × 25년 = 약 4억 1천만 원이 필요하다.
물론 여기에는 의료비, 주거비, 물가 상승까지 고려하지 않은 금액이다. 실제로는 5억 원 이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이 연 2~3% 수준이라 해도 20년 후 구매력은 현재의 70%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한다(BOK, 2024). 즉, 오늘 4억이 필요하다면, 미래에는 6억이 되어야 같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제 고민해야 한다. 이 큰 금액을 한 번에 준비할 것인가, 매달 나눠서 준비할 것인가. 그리고 이 선택이 바로 적립식 투자와 일시납 투자로 나뉜다.
적립식 투자 vs 일시납 투자 – 무엇이 나에게 맞을까?
적립식 투자는 매달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방법이다. 연금저축, IRP 계좌, 또는 ETF 적립식 투자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변동성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매달 같은 금액을 투자하면 주가가 높을 때는 적게 사고, 주가가 낮을 때는 많이 사게 되어 결과적으로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를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라고 부른다.
나 역시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적립식 투자를 시작했다. 10만 원, 20만 원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복리의 힘을 체감할 수 있었다. 5년이 지나자 수익률이 복리로 불어나 있었고, 무엇보다 투자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줄어드는 걸 느꼈다.
반면, 일시납 투자는 목돈을 한 번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상속받은 자금이나 퇴직금처럼 큰 돈이 생겼을 때 많이 선택한다. 일시납의 장점은 투자 초기부터 수익이 붙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Vanguard 연구 결과(2012)에 따르면, 일시납 투자가 적립식 투자보다 약 2/3의 확률로 장기 수익률이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장기투자 전제 하에 가능한 이야기다. 큰 변동성이 있는 시장에서는 초기 타이밍에 따라 손실을 볼 가능성도 크다.
적립식 투자든 일시납 투자든,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현재 상황과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여유 자금이 적고 소득이 꾸준하다면 적립식이 더 적합할 수 있고, 반대로 여유자금이 있고 장기 투자에 대한 인내가 가능하다면 일시납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지금처럼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적립식이 더 편할 수 있다. 나도 큰 돈을 한 번에 투자하는 건 심리적 압박이 커서, 결국은 매달 일정 금액을 꾸준히 투자하는 적립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여유 자금이 생겼을 때는 그중 일부를 일시납 투자로 운용했다. 이렇게 혼합 전략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분 | 적립식 투자 | 일시납 투자 |
---|---|---|
투자 방식 | 매달 일정 금액을 나누어 투자 | 목돈을 한 번에 한꺼번에 투자 |
위험 분산 | 변동성에 대응 가능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 | 초기 투자 타이밍 리스크 존재 |
수익률 기대 | 평균 수익률에 수렴 | 장기 투자 시 더 높은 수익 기대 가능 |
심리적 부담 | 적은 금액으로 시작해 심리적 부담 적음 | 목돈을 한번에 걸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 큼 |
필요 조건 | 일정 소득 지속 필요 | 여유 목돈 필요 |
적합한 사람 | 소득이 꾸준하고 변동성에 민감한 사람 | 여유자금이 있고 장기 투자가 가능한 사람 |
대표 상품 | 연금저축펀드, IRP 적립식, ETF 적립식 | 연금보험 일시납, 펀드 일시납 투자 |
나만의 계획 세우기 – 그리고 작은 시작이 만든다
내가 느낀 것은, 노후자금 준비는 결국 꾸준함이 답이라는 것이다. 매달 10만 원, 20만 원을 적립하면서 드는 심리적 안정감은 생각보다 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것이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복리의 힘이 쌓였고, 예상 수령액을 점검할 때마다 작은 자신감이 생겼다. 주식시장 폭락이 두려울 때도,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습관 덕분에 손해를 보는 시기를 견딜 수 있었다.
노후자금을 준비할 때 ‘언제 시작할까’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내 경험상 답은 간단하다. 오늘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그리고 나에게 맞는 방식, 예를 들면 [적립식 투자로 천천히 준비하는 방법]처럼 실천 가능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특히 퇴직을 앞두거나 중장년층이라면, 목돈이 생겼을 때 무작정 일시납 투자에 몰빵하기보다는, 생활비 대비 필요한 금액을 계산하고, 그에 따라 적립식과 일시납을 적절히 조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만약 노후에 필요한 총 금액이 궁금하다면, [노후자금, 얼마 있어야 마음 편할까요?] 글도 함께 참고하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