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 AST 수치 높을 때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ALT, AST 수치 높을 때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디스크립션: 간 기능 이상? 걱정 전에 체크할 것들

건강검진을 마치고 결과지를 펼쳤을 때, ALT와 AST 수치에 별표가 찍혀 있으면 누구나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간에 이상이 있는 걸까?’, ‘혹시 지방간?’,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가?’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하지만 간 수치가 높다고 해서 모두가 심각한 간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시적인 영향, 생활 습관,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의미를 정확히 알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처음 ALT 수치가 높게 나왔을 때의 당황했던 경험과 함께, 그 이후 어떤 순서로 점검하고 관리했는지, 그리고 전문의가 알려준 진짜 확인 포인트를 공유하려 한다.


건강검진 결과지에 빨간 글씨가 찍혔을 때

처음이었다. 건강검진을 받고 결과지를 펼쳤는데, ALT 68, AST 55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정상 기준(ALT 40, AST 40 미만)을 넘는 수치였다.
간 수치가 높다고? 술도 자주 마시지 않고, 간염 이력도 없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불안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졌고, 다양한 질환과 연관된 정보들이 넘쳐났다. 결국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내과에 찾아갔다.

의사 선생님은 결과지를 보더니 이렇게 물었다.
“건강검진 전 며칠 동안 과로하거나 운동 많이 하셨나요?”
나는 당시 마감 스트레스로 잠도 못 자고, 검사 전날까지 운동을 무리하게 했던 기억이 났다.
의사는 “근육 손상이나 일시적인 피로로도 AST, ALT 수치가 오를 수 있어요. 일단 2~3주 후 다시 재검사 해보고, 필요하면 간 초음파나 간염 항체검사까지 진행합시다.”라고 말했다.

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건, 수치는 경고지만 판정은 아니다라는 점이었다. ALT는 간세포에서 주로 나오고, AST는 간뿐 아니라 심장·근육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높다고 해서 무조건 간에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ALT, AST 수치 상승의 다양한 원인을 알고 나서야 안심할 수 있었어요

재검사 전, 나는 간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활습관을 돌아봤다. 검사 전에 무리하게 운동을 했던 것, 평소 수면 부족이 잦았던 것, 단백질 보충제를 꾸준히 복용한 것도 생각났다. 이런 요소들 모두 간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2021년 Journal of Hepat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단기 고강도 운동 후 혈중 ALT·AST 수치를 측정한 결과, 운동 24시간 이내에 수치가 일시적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Smith M et al., J Hepatol, 2021). 즉, 과도한 운동 후 검사하거나, 근육 손상이 있는 경우에도 간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또한, 무심코 복용하는 건강보조제나 약물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비타민 A, 단백질 보충제, 아세트아미노펜(진통제 성분), 일부 항생제 등은 간에서 대사되면서 일시적으로 수치를 높일 수 있다. 나는 평소에 잦은 두통으로 진통제를 자주 복용했는데, 그것도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 외에도

  • 고지방 식사
  • 최근의 급격한 다이어트
  • 과도한 음주(1회성 폭음 포함)
  • 심한 스트레스
    이 모두가 간 수치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결국 재검사에서 내 수치는 ALT 39, AST 32로 정상 범위로 내려갔고, 의사도 “지속적인 상승이 아니라면 경과 관찰로 충분하다”고 설명해주었다. 이 경험은 과잉반응보다 정확한 이해와 판단이 먼저라는 걸 알려주었다.


수치가 알려주는 건 시작일 뿐, 생활이 회복의 열쇠

간은 ‘침묵의 장기’라 불릴 만큼 웬만한 이상이 생겨도 증상이 없다. 그래서 건강검진에서 수치로 경고를 주는 건 몸이 주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내 생활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우선 수면 시간을 매일 6시간 이상 확보했고, 술은 아예 줄이고, 야식도 끊었다. 기름진 음식보다는 채소, 두부, 닭가슴살 위주의 식단으로 바꿨고, 주 3회 정도는 가볍게 걷는 시간을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건, 이제 수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흐름을 본다는 것이다. 건강검진 후 3~6개월 간격으로 간 수치를 모니터링하고, 정상 수치 내에서도 꾸준히 상승 추세인지, 급격한 변화가 있는지를 관찰하고 있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간 수치는 단기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3개월~6개월 간격의 변화 패턴을 보는 것이 지방간, 간염, 간섬유화 등의 초기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는 지금도 간 수치가 궁금할 땐 다시 결과지를 꺼내보며 그 숫자 뒤에 담긴 나의 식사, 수면, 스트레스 상태를 돌아본다. 그리고 내 몸이 보낸 작은 경고에 귀 기울였던 그때의 경험이, 앞으로의 건강을 지켜줄 기초가 되어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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