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립션: 감기, 독감, 코로나19 구별법
콧물, 기침, 인후통… 익숙한 증상이 시작되면 우리는 늘 헷갈린다. “이번엔 감기일까? 코로나일까? 아니면 독감일까?” 열이 없다고 감기라 단정 지었다가, 며칠 후 고열로 번져 독감이라는 진단을 받은 적도 있다. 또 한 번은 가벼운 몸살이라 생각했는데, 코로나19로 확진되어 직장 전체에 알리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일도 있었다.
감기, 독감, 코로나19는 증상이 겹치지만 전혀 다른 질환이다. 이 글에서는 내가 직접 겪은 혼동의 경험과 함께, 질환별 차이점, 실제 병원 대처 기준,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팁을 공유하려 한다.
열이 없다고 안심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적 있어요
작년 겨울, 나는 가벼운 기침과 콧물로 시작된 증상을 “그냥 감기겠지”라고 생각했다. 열이 없었고, 몸살도 심하지 않았다.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 먹고 출근도 했다. 그런데 이틀 후, 코가 막히고 목이 너무 아파 말을 하기도 불편해졌고, 피로감이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려왔다.
마침 사무실 동료 한 명이 코로나에 확진됐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가 진단키트를 해봤더니 두 줄이 나왔다. 믿기지 않았다. 그때부터 시작된 증상 악화. 결국 병원에 가서 항원검사를 받고 코로나19 확진을 공식 진단받았다.
내가 그때 느낀 건, 증상만 보고 코로나가 아닌 줄 단정한 게 가장 큰 실수였다는 것이다. 내가 코로나에 걸렸을 때의 주요 증상은
- 발열 없음
- 인후통과 피로감
- 간헐적 기침
이었다. 감기와 비슷했지만,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 잠을 자도 회복이 안 되는 피로감이 달랐다.
2023년 WHO의 코로나19 증상 보고서에 따르면, 오미크론 이후 변이들은 무발열 상태가 전체 확진자의 43%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의 “열이 없으면 코로나 아니다”라는 인식이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WHO Weekly Epidemiological Update, 2023).
감기, 독감, 코로나… 증상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감기, 독감, 코로나19는 서로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며, 증상도 겹치지만 특징적인 차이가 있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의사가 묻는 첫 질문은 언제나 같다. “갑자기 열이 났나요? 몸이 욱신거리는 느낌은요? 피로감은 얼마나 심하세요?” 이 질문만 잘 이해해도 대략적인 구분이 가능하다.
감기는 보통 리노바이러스나 코로나바이러스(일반형)에 의해 발생하며, 서서히 시작되고 증상이 경미하다.
콧물, 코막힘, 인후통이 주 증상이고 열은 잘 나지 않는다. 내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미열(37.5도 이하)과 맑은 콧물이 있었고, 3~4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됐다.
독감(인플루엔자)은 A형 또는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대부분 갑작스럽게 시작된다.
고열(38도 이상), 심한 근육통, 기침, 극심한 피로감이 주요 증상이다. 한 번은 독감에 걸렸을 때, 눈을 뜨자마자 다리가 내 몸이 아닌 것처럼 아팠고, 앉아 있어도 허리와 어깨가 쑤셔서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했다.
열도 39도까지 올랐고, 해열제를 먹어도 몇 시간 지나면 다시 오르내리길 반복했다. 몸 깊숙한 곳에서 통증이 올라온다는 말이 딱 맞았다.
코로나19는 증상이 굉장히 다양해졌지만, 내가 겪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 때의 가장 큰 특징은 심한 피로감과 지속적인 인후통, 그리고 회복 기간이 길었다는 점이었다. 기침은 간헐적으로 있었지만, 폐에 걸리는 느낌보다는 ‘말을 오래하면 목이 찢어질 듯한 통증’이 더 기억에 남는다.
2022년 The Lancet 저널에 발표된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와 독감 환자의 주요 차이는 후각·미각 상실, 장기적인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에서 나타나며, 회복 후에도 지속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는 코로나19가 독감보다 3배 이상 많았다고 한다 (Sudre CH et al., Lancet Infect Dis, 2022).
대처법도 달라야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내 몸을 먼저 의심해요
가장 큰 문제는 ‘비슷하니까 다 똑같겠지’라고 생각하는 마음이었다. 나도 처음엔 증상만 보고 병원 가는 걸 미루고, 쉬면 낫겠지 했다. 그런데 그 사이 내가 접촉했던 사람들 중 몇 명이 나중에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는 걸 알게 됐고, 그 중 한 명은 독감 판정을 받았다. 그제야 내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지금은 증상 초기에 반드시 다음을 체크한다.
- 갑작스러운 고열(38도 이상)이 있는지
- 몸이 욱신거릴 정도의 통증이 있는지
- 말을 할 때 목 안이 불에 덴 듯 아픈지
- 잠을 자도 피로가 줄지 않고 계속 무기력한지
- 코막힘, 인후통이 점점 심해지는 양상인지
이 중 두 가지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감기가 아닐 수 있다고 보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다. 필요하다면 코로나 항원 검사나 독감 항원 검사를 함께 진행한다.
특히 고위험군과 함께 지내는 경우엔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가족 중에 노인, 어린아이, 기저질환자가 있다면 내가 원인 모를 증상을 방치하는 순간,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2023년 질병관리청 감염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감기와 코로나19, 독감을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확진자 10명 중 4명은 ‘감기 증상’으로 오인해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요즘은 ‘내가 괜찮다’는 생각보다 ‘혹시 내가 옮길 수도 있다’는 시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결론: 증상은 비슷해도, 책임감 있는 대처는 완전히 달라요
감기처럼 시작되는 증상, 그러나 그 속에 숨어 있는 건 독감일 수도 있고, 코로나일 수도 있다. 나는 그걸 경험을 통해 배웠다. 열이 없다고, 기침이 없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증상은 가볍지만, 그 전염력과 후유증은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도 어느 날 갑자기 목이 아프거나 코가 막히면 “이번에도 그냥 감기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제는 내 몸을 더 민감하게 살피고, 증상을 기준으로 빠른 검사와 적절한 대처를 선택하려 한다.🌱
내가 아픈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누구에게 옮길 수도 있다는 마음을 잊지 않는 것, 그게 지금 시대에 우리가 지녀야 할 건강한 태도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