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하려고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했던 어느 날, 무심코 눌러본 ‘내 연금 예상액’ 버튼. 별 생각 없이 클릭했는데, 결과를 보고 한참 동안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봤다. 매달 꼬박꼬박 납입했는데, 예상 수령액이 고작 월 45만 원 남짓이라니. 순간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오래 부었는데 왜 이렇게 적을까? 어디서 잘못된 걸까? 내가 무슨 실수를 한 걸까? 온갖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동안 연금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그냥 “열심히 일하고 세금도 내니까 나중엔 알아서 나오겠지” 하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날, 나는 처음으로 느꼈다. 연금은 준비하지 않으면,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보니 국민연금 수령액은 단순히 얼마나 오래 납입했느냐가 아니라, 소득 수준과 납입 기간, 그리고 신고된 기준소득월액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다. 월급은 꾸준히 올랐지만, 과거 직장에서 소득을 낮게 신고했던 시기도 있었고, 몇 번의 이직과 실업 기간 동안 납입 공백이 생긴 것도 문제였다. 소득 대비 보험료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 결과가 지금의 수령액으로 나타난 것이다.
국민연금은 분명히 중요한 기본 소득 장치다.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노후 생활을 온전히 책임지기엔 부족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2023년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 수령자의 평균 월 수령액은 약 62만 원 수준이다. 이조차 20년 이상 꾸준히 납입한 경우를 기준으로 한 수치다. 만약 10년 정도만 납입했거나, 소득이 낮게 신고된 경우라면 수령액은 그보다 훨씬 적어진다.
게다가 우리는 지금 심각한 고령화 사회를 향해 가고 있다. 수급 개시 연령은 점점 늦어지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연금 수령액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40~50만 원으로 생활이 가능할지 몰라도, 20년 뒤 그 금액은 한 달 기본 생활비도 채 못 미칠 수 있다.
결국 국민연금 하나만 믿기엔 위험했다. 그래서 IRP(개인형퇴직연금), 연금저축 등 다른 노후 준비 수단들을 추가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나처럼 예상 수령액에 실망한 사람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연금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고민의 끝에는 항상 같은 질문이 따라왔다.
“과연, 노후에 얼마가 있어야 안심할 수 있을까?“
혹시 나처럼 연금 예상액을 보고 불안해진 분이 있다면, [노후자금, 얼마 있어야 마음 편할까요?]라는 글을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막연한 불안 대신, 구체적인 숫자로 현실을 점검해볼 수 있다.
나 역시 처음엔 너무 늦은 게 아닐까 걱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금이라도 준비하면 분명히 차이는 생긴다고. 예를 들어, IRP를 활용해 매달 30만 원씩만 추가 적립해도, 연 4% 수익률 기준으로 20년 뒤 약 1억 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게다가 IRP나 연금저축은 세액공제 혜택도 있어, 당장의 세금 부담도 줄여준다.
나는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커피를 하루 한 잔만 줄이고, 불필요한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를 해지했다. 그렇게 줄인 비용을 IRP에 자동이체로 설정했다. 처음엔 미약해 보여도, 1년이 지나니 생각보다 큰 금액이 쌓여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내 노후 월급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 중요하게 느낀 건, 연금저축펀드나 IRP에 들어간 돈도 그냥 방치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수익률이 낮은 상품에 오래 묶여 있으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상황에 따라 리밸런싱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연금도 결국 내 돈을 ‘운영하는’ 과정이라는 걸 몸소 체험했다.
그날 모니터 앞에서 멍하니 연금 예상액을 바라봤던 내 모습이 가끔 떠오른다. 부끄럽기도 하고, 동시에 다행스럽기도 하다. 만약 그때 아무것도 모른 채 흘려보냈다면, 나는 여전히 “나중에 알아서 되겠지”라는 착각 속에 있었을 것이다.
연금은 시간이 만든다. 매달 작은 돈이라도 쌓는 시간이, 미래의 나를 지켜준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시작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매일 조금씩 운동하는 것처럼, 재정을 지키기 위해 매달 조금씩 쌓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노후 준비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예상 연금 수령액을 보고 막막함을 느꼈다면 걱정하지 말자. 지금부터 준비하면 늦지 않았다. 그리고 노후에 필요한 자금을 구체적으로 계산하고, 실천 방법을 고민하고 싶다면, [노후자금, 얼마 있어야 마음 편할까요?] 이 글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기대 대신 준비로 미래를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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