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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인 줄 알았는데 코로나 였어요


디스크립션

기온 차이가 커지면서 기침과 콧물이 시작됐다. 열은 없었고, 근육통도 미미했다. “이 정도면 그냥 감기겠지” 싶어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 먹었지만, 증상은 3일, 4일, 5일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결국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감기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사실은 코로나였다는 걸 뒤늦게 알았고,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몰려왔다.

코로나19는 더 이상 큰 이슈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경계심도 느슨해졌고, 증상이 약해진 만큼 구분이 어려워졌다. 이 글에서는 코로나19, 독감, 감기의 경계가 흐려진 요즘, 우리가 무엇을 기준으로 감별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경험과 함께 공유하려 한다.


‘이번엔 그냥 감기일 거야’라고 생각한 나의 착각

며칠 전, 나도 그랬다. 기침이 조금 나고, 콧물이 흐르고, 오후쯤 되면 목이 칼칼했다. 열이 없었고, 몸살 기운도 약했다. 예전 같았으면 “코로나 아니야?” 하고 의심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요즘 피곤했나 보다”, “기온이 떨어져서 감기 걸렸겠지”라고 넘겼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증상이 계속되었고, 평소보다 피로감이 더 오래 지속되는 걸 느꼈다. 결국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코로나19 확진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2024년 말부터 2025년 초 현재, 코로나19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과 집단 면역이 어느 정도 형성되면서 증상이 경미하거나 감기와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확진을 받아도 “이게 코로나였다고?”라는 반응이 더 많아졌다.

실제로 질병관리청(KDCA)의 2024년 12월 발표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중 약 62%가 ‘일반 감기나 피로 증상’으로 오인해 검사를 늦추거나 자가격리 없이 활동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특히 30~50대는 기존에 백신 접종 경험이 있고, 증상이 가볍다 보니 ‘검사 받을 필요성’을 덜 느낀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런 경미한 증상 속에서도 전염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나 노인, 기저질환자에게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시기야말로 ‘내 증상이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구분하려는 태도’가 더욱 필요하다.


감기, 독감, 코로나19…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을까?

증상만 놓고 보면 사실 감기, 독감, 코로나19는 매우 비슷하다. 기침, 콧물, 인후통, 두통, 미열 등은 공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강도와 경과, 그리고 전신 증상의 유무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일반 감기는 보통 콧물과 코막힘이 주 증상이고, 미열이나 인후통이 가볍게 나타나며 3~5일 이내에 자연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독감(인플루엔자)은 갑작스러운 고열(38도 이상), 심한 근육통, 피로감, 오한 등이 동반된다. 독감은 바이러스 감염 후 1~2일 만에 급격히 진행되며, 치료를 받지 않으면 합병증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폐렴, 중이염, 심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고위험군은 반드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코로나19는 어떻게 다를까? 2023~2024년 이후 코로나19의 증상은 훨씬 다양해졌고, 오히려 독감보다도 애매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표적인 양상이 바로 다음과 같다:

  • 기침은 심하지만, 열은 거의 없음
  • 인후통이 있지만, 콧물은 없음
  • 전신 피로감이 며칠씩 지속
  • 음식이 잘 안 넘어가거나 입맛이 없음
  •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고, 두통이 계속됨

특히 변이 바이러스인 EG.5(일명 ‘에리스’)나 JN.1은 감염력은 높지만 증상이 애매해서 더욱 진단이 늦어진다. 2024년 The 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 실린 연구에서는, 최근 변이 감염자 중 45%가 무발열 상태로 확진되었고, 주요 증상은 피로감과 인후통, 기침이었다고 보고되었다 (Wang L et al., Lancet Respir Med, 2024).

나는 코로나 확진 후, 맛이나 냄새가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목이 극도로 따갑고, 피로감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였다. 특히 밤마다 기침이 심해져 잠을 자지 못했고, 4일이 지나서야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증상의 양상은 개인차가 크고, 예전처럼 ‘고열이 있어야 코로나’라는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검사보다 중요한 건, 의심하고 조심하는 태도예요

코로나 시대를 겪어낸 현재는 모든 감염병에 대해 ‘검사받아야 하나요?’를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감염병은 항상 ‘내가 아프냐’보다 ‘내가 누군가에게 전파할 수 있느냐’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 활동이 많아지고, 환기도 줄어들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력이 더욱 강해진다. 실제로 내가 코로나 확진을 받은 날도 특별한 외출이 없었고, 대부분 사무실에 있었는데 함께 일하던 동료 한 명도 며칠 후 확진을 받았다. 내가 자각하지 못했을 뿐, 무증상 상태에서 이미 전염이 진행됐던 것이다.

요즘같이 증상이 애매한 시기에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스스로를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 감기 같지만 3일 이상 호전이 없다면
  • 피로와 기침이 이상하게 오래간다 싶다면
  • 열은 없지만 목이 계속 아프고 말할 때 힘들다면

이런 경우라면 적극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선별진료소가 줄어든 요즘엔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자가 진단 키트를 활용해도 되고, 동네 병의원에서도 PCR 대체 항원 검사를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고, 내 컨디션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려는 마음가짐이다. 나도 그랬지만, ‘설마 내가?’라는 생각은 늘 감염을 키운다.


결론: 코로나가 약해진 게 아니라, 우리가 익숙해진 것일지도 몰라요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감기처럼 보이지만 감기가 아니고, 독감보다 약한 것 같지만 전염력은 강한 바이러스가 지금도 사람 사이를 오간다.
감염병은 ‘심각한가 아닌가’를 떠나, ‘나는 감염됐을 수 있다’는 의심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아프지 않아도, 혹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위한 조심스러운 선택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번 겨울, 감기인 줄 알았던 증상이 누군가의 코로나일 수 있다는 걸 기억하며,
따뜻하지만 경계심을 잃지 않는 계절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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